인도동향

[경제포커스] 일본은 우리의 11배나 인도 투자하는데

관리자 2018.02.26 13:25 조회 1388

인도 올해 경제성장률 7.3%… 4년 후엔 인구도 세계 1위 
중국 기업들도 인도 적극 공략, 우리 기업과 정부 더 분발해야

오화석 인도경제연구소장
오화석 배재대 교수·인도경제연구소장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인도 사랑은 각별하다. 그가 트위터를 개설한 후 맨 처음 팔로한 세계 정상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다. 모디 총리가 일본을 방문하면 지방까지 함께 가 비공식 만찬을 베푼다.

모디 총리도 적극 화답한다. 그는 작년 9월 연례 정상회담차 자신의 고향인 구자라트주(州)를 찾은 아베 총리 부부를 이례적으로 공항에 직접 나가 포옹하며 맞았다. 그는 이슬람 사원을 안내하는 등 '1일 가이드'로 뛰었다.아베 총리는 정상회담 후 인도 최초의 고속철도 건설을 위해 1900억엔(약 1조9480억원)의 차관을 '50년 만기 연(年) 0.1% 금리'라는 파격 조건으로 제공키로 하는 등 '선물'을 안겼다.


일본의 인도에 대한 구애(求愛)는 안보 전략적 측면도 있지만, 더 큰 원인은 급부상하는 경제 때문이다. 세계은행은 지난달 9일 '2018년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인도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7.3%로 예상했다. 이는 중국(6.4%)을 웃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2007년 세계경제 순위 15위였던 인도는 지난해 6위가 됐고 올 연말에는 세계 5위가 확실시된다.

13억명인 인구도 계속 늘어 4년 후인 2022년에는 14억1800만명으로 중국(14억900만명)을 제치고 세계 1위가 될 것이라고 국제연합(UN)은 전망한다. 핵보유국인 인도는 세계 4위의 국방력도 갖고 있다.

2017년 9월13일(현지 시각) 나렌드라 모디(가운데 오른쪽) 인도 총리가 아마다바드 공항에 도착한 아베 신조(가운데 왼쪽) 일본 총리를 껴안으며 환영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모디 총리 고향에 초대받는 등 극진한 대접을 받았다. /AP 뉴시스
이런 인도에 대한 우리의 관심과 투자 진출은 턱없이 부족하다. 단적으로 최근 17년(2000년 4월~2017년 3월)간 일본의 대(對)인도 투자액(257억달러)은 같은 기간 우리나라(23억달러)의 11배 정도다. 인도 진출 기업 수도 우리(606개)는 일본(1305개)의 절반도 안된다. 일본 정부는 인도에 35억달러씩 매년 무상 공적개발원조(ODA)를 제공하는 반면 우리 정부의 인도 무상 원조 지원액은 전무하다.

일본과 인도의 정상은 매년 상대국을 오가며 정상회담을 갖지만, 우리는 정권 5년 임기 중 의례적으로 한 번 인도를 찾아 정상회담을 갖는 게 고작이다. 노무현·이명박·박근혜 대통령이 모두 그랬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 직후 동남아·인도를 포함한 '신(新)남방정책' 추진을 선언하면서 인도와의 관계를 한반도 주변 4강국과 유사한 수준으로 격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는 최근 주(駐)인도 대사에 차관보급을 임명했다. 장관급 대사가 임명되는 미·중·일·러 4개국은 차치하고 13명의 차관급 재외공관장에도 인도는 끼지 못했다. 이런데 인도와 한반도 주변 4강국 수준의 경제·외교·안보 협력이 가능할까. 정부 차원에서 인도에 대한 재평가와 합당한 대우가 시급하다.

인도는 중국을 대신할 수 있는 아시아, 아니 세계에서 마지막 남은 거대 전략 시장이다. 기업들은 이런 인식 아래 인도에의 투자 진출, 무역 활성화, 지역 전문가 양성 등에 발벗고 나서야 한다. 모디 총리가 자국 제조업 발전을 위해 외국 기업의 자국 내 생산을 장려하는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정책을 펴는 점을 활용해 인도 시장을 선점할 필요가 있다.

최근 중국 기업들도 공격적으로 인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오랫동안 인도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했던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중국 샤오미에 점유율 1위를 내주었다. 2위 삼성전자 뒤에는 레노버, 비보, 오포 등 중국 업체들이 바짝 추격하고 있다.

세계 강대국으로 부상한 인도를 우리 동반자로 만들고 경제성장의 원천으로 삼기 위해 정부와 기업이 더 적극 협력하고 분발해야 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2/25/2018022501611.html